일본소설 추천) 플라이 대디 플라이 - 가네시로 가즈키

Fly, Daddy, Fly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가즈키
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작가에 대해
가네시로 가즈키는 영화로 상영된 ‘고’의 원작을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이다. 재일교포로 나오키문학상 (뭔가 유명한 상인가보다)를 수상한 작가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조금 무거운 듯 무난한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책의 간략 줄거리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표지가 너무 상큼해서 가볍게 읽으려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7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의 한 여름의 흔한 샐러리맨의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스즈키.(이름마저 흔하다.) 흔한 중년의 샐러리맨에 흔한 몸매, 흔한 키, 뭐 이렇다 할 특징 없이 살아온 그가 끔찍이 여기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딸과 아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어느 날 딸이 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딸로부터 아빠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는다.



“자신의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겠지. 애석하게도 말이야. 고작 자신의 반경 1미터 정도만 생각하고 태평하게 살다가 죽으면 행복할 텐데 말이야.”
-p.85



그의 흔한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스즈키는 칼을 들고 딸을 때렸다는 복싱챔피언 이시하라를 찾아간다. 그가 다닌다는 고등학교에서 스즈키는 4명의 남학생들을 만나게 되고 엉뚱한 곳에 칼을 휘두르다 정신을 잃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교사용 준비실이다. 사정을 이야기하다 들어보니 엉뚱하게도 그가 있는 곳은 다른 고등학교로 몇 백 미터 간격으로 고등학교가 붙어있어서 방송국사람들도 가끔 착각하고 오기도 한단다. 그리고 돌아가려는 스즈키에게 4명의 남학생은 이시하라에게 복수할 무대를 만들 테니 자신들을 믿고 한번 따라와 보라고 한다.



“나는......, 나는 이 손으로 이시하라 놈을 죽이고 싶어.”
_p.69



스즈키는 한 달반의 유급휴가를 쓰고 고등학생들에게 격투기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다. 결전의 날은 9월 1일. 과연 그의 결심은 어떻게 될까?



책을 읽고 나서 (스포일러 주의)
격투기를 가르치는 제일한국인 박순신을 포함해서 책에는 오키나와 출신, 훗카이도출신, 이유도 없이 넘어지는 어벙한 아이 등 삼류고등학교를 다니는 어찌 보면 비주류의 아이들이 나온다. 그들은 일본사회의 평범한 샐러리맨 스즈키를 도와주지만 마법처럼 스즈키의 평범한 삶이 특별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매의 춤을 추는 격투기 사부 박순신을 따라 운동하며 몸의 탄탄함과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마법이다. 늘 버스로 다니던 귀갓길을 운동화를 신고 달리고 가족과의 관계도 회복하기 시작한다.



책은 처음과 마지막을 제외하고 줄곧 그의 트레이닝을 기록해 놓았다. 이렇다 할 반전도 스팩타클한 마무리도 없지만 스즈키의 생각의 변화와 그 변화를 본인이 알아채고 있다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을 준다. 내용은 명쾌하게 적혀있어서 책을 읽기가 쉽다. 젊은 격투기챔피언 앞에선 이시대의 흔한 가장이라는 대결구도는 이길 확률 ‘0’라는 긴장도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책은 줄곧 희망을 전한다. 그 희망이 마지막장에 들어서는 기쁨으로 변하고 아직은 솔개가 아닌 주인공의 날갯짓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이더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쁨과 설렘을 이 책은 온전히 전하고 있다.



진정한 승자는 매가 되어 하늘을 날아올라, 한없는 자유로 다가간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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