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줄거리와 소감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2013.1.10


1. 회사에서 작성할 문서가 있어서 뭔가 그럴 듯한 문구를 찾던 중에여기에 시’라고 까지 작성한 찰라 자동완성문구에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라고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뭔가 이 황당한 자동완성은! 도대체 누가 이런 괴상한 문장을 사용한단 말인가! 라고 생각해서 회사 일은 잊어버리고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문장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원래 시작은 그렇게 엉뚱하게 되는 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시계를 보는 토끼를 쫓아가듯이!) (이봐, 일하다가 딴짓하는 했다고 말하라고. 그렇게 그럴듯하게 설명하지 말고!)

그리하여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황당한 제목의 책이 그것도 추리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무언가 그럴듯한 멋지고 쿨한 이름이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제목은 황당하다 못해 너무나 기괴했다. 검색은 거기까지 도저히 잊힐 것 같지 않은 제목을 머릿속에 담은 채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불현듯 그 제목이 생각났다. 도대체 무슨 책일까? 검색대를 이용해서 책이 있는 위치를 알아내고 책을 찾았다. 과연 그런 책이 있었다.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책에 대한 첫 느낌은 생각보다 책 크기가 작다, 가볍다, 표지가 이제 뭐지?, 추리소설 맞나? 라는 것이었다어쨌든 충동구매 비슷하게 이 책을 포함해서 3권을  들고 집으로 왔다. 사실 별로 호감가지 않는 일러스트그림이 있는 책보다야 바로 옆에 진열 되어 있던 절망노트라는 책이 훨신더 매력적이였지만 저녁에 오자마자 읽은 책은 바로 이 책. 이유는 단순하다. 얇아서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 줄거리
초반 딱 2장 반만 읽으면 이미 시체는 준비된다. 뭔가 이 광속으로 빠르고 어처구니없는 살인은! 시체를 내버려 둔채 떠난 동생을 위해서 언니인 가오리가 나선다. 시체를 담을 만한 물건을 찾던 중 폐품회수업을 하던 바바의 트럭에 있던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는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 어이없는 전개로 바바도 시체를 유기하는데 공범자가 된다.

이로써 완성된 가오리와 바바 급조 콤비는 시체야마다 케이코’를 처리하기 위해 그녀의 차 MINI위에 시체를 넣은 콘트라베이스를 줄로 묶어서 시체유기를 위한 시동을 건다.

한밤중 산속을 헤매던 그들은 깊이를 알 수 없다는 전설의 초승달 연못을 발견하고야마다 케이코’시체를 차에 태워서 연못 속으로 빠뜨린다. 이로써 완전 범죄라 생각 그들은 하루 밤 묶을 곳을 찾던 중 통나무로 만든 펜션을 발견한다. 펜션 안으로 들어가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부탁하던 그들은우카이’라는 남자의 도움으로 겨우 펜션에서 자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우카이는 착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안심한 그들은 방이 있는 2층 계단으로 오른다. 그들의 뒤엔 여관의 여주인과 우카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카이가 지인에 관한 질문을 하고 있다. 그 지인의 이름은아마다 케이코’. 둘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진다. 그들 콤비가 방금 초승달 연못에 유기한 시체의 이름이 아닌가!

다음 날 아침 일어난 그들은 초승달 연못이 소문과 달리 아주 얕고 물이 맑아서 바닥에 헤엄치는 물고기까지 보인다는 펜션 여주인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대로 시체 유기는 실패한 것인가.


3. 소감
이 책은 처음 읽을 때는 황당하다. 일본영화에서나 보던 약간은 어이없고 황당한 유머가 극 중 분위기와 상관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시체 유기가 드러날 듯 손에 땀을 쥐는 위기의 순간에도 유머가 튀어나온다. 처음에는 분위기 적응을 못 하고 책을 잘못 산 것인가 생각했는데, 읽다 보면 나름의 스타일에 폭소를 터트리게 된다.

“류헤이, 준비됐나? 승부는 이 1점으로 결정되는 거야. 바로 지금 X공격이다!”
“알겠습니다, 이 일격에 전력을 다하겠어요!”
류헤이는 오른손에 쥔 라켓을 보란 듯이 왼손으로 옮겼다. 류헤이군, 언제부터 왼손잡이가 됐지?
-p.104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 아무래도 상관없어. 원한다면 이렇게 만난 기념으로 한 잔 쏘겠네. 사양할 필요는 없-.”
“그럼 싱글 몰트 위스키 더블로.”
“그럼 프리미엄 생맥주 큰 걸로.”
이봐사양해둘 다같이 있는 내 입장도 생각해줘!
-p.112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히가시가와 도쿠야채숙향 옮김지식여행)


알고 보니 탐정 우카이와 그의 조수 류헤이의 추리소설은 다른 시리즈도 있었다.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밀실을 향해 쏴라’,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등의 책이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 황당해하던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은 나름 마니아층을 거느린유머 본격 미스터리’라는 그만의 작풍이란다.

시체를 유기하는 가오리와 바바콤비를 포함해서 탐정 우카이와 조수 류혜이, 그리고 형사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을 허술하기 짝이 없다. 도데체 이렇게 믿을 수 없는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 주기는 하는 걸까 싶을 정도다. 마취총을 쏘는 명탐정 코난이라도 나타나야 사건이 해결될 듯한 허술한 추리는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더 심해진다.

그럼에도 나름의 유기적인 복선과 인물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유머와 긴장 추리와 우연 그 어디 사이에서 사건은 해결된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읽으려고 했는데 범인이 밝혀질 즈음 잠이 들어버려서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쉬움이 남았다. 탐정 우카이와 조수 류헤이 그리고 그 둘을 어이없어하는 그러면서도 그들과 함께 다니는 빌딩 주인 아케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였다.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는 재미있을까? 그리고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다른 책도 더 읽고 싶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역시나 제목이 특이한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가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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