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 폴 호프만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삶
폴 호프만 지음 신현용 옮김 / 승산 / 1999
원제 : The Man Who Loved Only Numbers (숫자만 사랑한 남자? 정도로 번역되겠다.)


나로써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수학자인 폴 에어디쉬의 삶을 적은 일종의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구지 비슷한 책을 찾자면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정도.

여러 책을 읽지만 그 중에서도 수학자나 과학자의 약간은 엉뚱한 삶을 조명한 책들은 지식과 재미의 그 중간에서 묘한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은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도 재미있다. 폴 에어디쉬 뿐만아니라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여러 수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가끔은 독자에게 간단한 수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책은 잘 정리되어 있다기보다는 시간의 순서를 따르는 듯 하지만,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마구마구 넘나들며 진행된다. 책에서 제시한 문제들을 생각하다 보면 내용은 완전히 잊어버리기도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유난히 늦게 읽은 책이기도 하다. 또한 원 저작자인 폴 호프만이 이렇게 쓴 것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알 수 없으나 확실히 매끄럽게 쓰여진 글은 아니다.

하지만 수학자들의 이야기는 탁월하게 재미있다.


로마군이 시라큐스를 침공했을 때 그 도시 출신의 아르키메데스는 땅위에 쭈그려 앉아 기하학 도형을 그려놓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 로마 병사가 그의 뒤쪽에서 앞으로 나오면서 도전적인 자세로 그 도형을 발로 밟았다.
"내 원을 밟지 마세요!"
아르키메데스가 항의하자 로마 병사는 칼을 뽑아들고 75세의 수학자를 살해했다.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폴 호프만/승산/p251-252 


책은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특히 가장 감명깊었던 본문은

이 공식의 순백한 우아함, 상형문자적인 아름다움, 촌철살인격의 간결함은 수학자들에게도 커다란 매력의 원천이었을 뿐만 아니라 신비주의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p.280


이 문장을 읽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오일러 등식을 잘 설명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순백한 우아함, 상형문자적인 아름다움, 촌철살인격의 간결함이라!!!! 


책의 본문과 책 표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승산 www.seungsan.com'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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